곧 한양으로 돌아갈 권력층의 유배나 학식이 높은 학자의 유배생활은 관가나 지역유지들의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죄지은 중인들의 유배는 지역민들이 떠 맡기를 꺼려하여 천대와 멸시속에서 생활고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안조원의 출생과 사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수없다. 다만 정조 때 궁중의 잡무를 담당하는 대전별감을 지내다가 34세 때 임금의 도장을 몰래 사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고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발각되어 추자도로 유배된다.
안조원은 추자도는 기후가 사납고 맹수, 독충이 우글거리며 식량이 부족하여 섬의 인심과 풍속이 거칠대로 거친 하늘이 만든 지옥이라고 만언사에서 묘사했다.
모두들 이핑계 저핑계로 유배죄인을 떠 맡길 꺼려하여 관원은 힘 없는 집에 안조원을 떠 맡긴다. 주인은 저항은 못하고 그릇을 내동이치며 우린 어찌 살라고 하고 역정을 냈다. 단간방이라 잘 방이 없어 처마밑에서 자는 둥 마는 둥하고나서 아침에 동냥을 나간다. 한여름에도 더러운 누비바지를 입어야 했다.
여름 날 긴긴 날 / 배 고파 어려워라 / 의복을 도라보니 / 한 숨이 절노났다/ 남방 염천 찌는 날의 / 빨지 못한 누비바지 / 땀이 배고 때 오르니 / 굴둑 막은 덕석인가 / 덥고 검기 다 버리고 / 내음새를 엇지하리
이와같이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는 처지와 자기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는 애절한 1,454구의 장편가사를 지어 한양으로 보낸다. 궐안의 궁녀들이 이 내용을 읽고 모두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니, 지나가던 정조가 우연히 이 사실을 알고 귀양살이 2년만에 안조원을 풀어준다.
"진심은 통한다" 하였다. 구구절절한 후회와 자기반성문 만언사는 하늘이 만든 지옥에서 자신을 구했다. 또한 수학능력고사에서 윤선도와 같이 기라성 같은 대문장가가 쓴 가사와 대비되어 만언사의 한 구절이 출제되니 매년 55만의 수험생들이 필독하는 초 특급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추자도 올레길)
상추자도 : 오후 4시 30분 도착 -> 최영사당 -> 봉글레산 전망대 -> 다무래마(직구도 낙조 감상) -> 나바론 적벽 ->숙소
Book in book) 추자도에 최영장군 사당이 있는 이유 : 공민왕때 제주도에는 몽고인들이 말을 키워 조정에 공물을 바치고 있었는데 2천필의 공마를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킨다. 이에 최영장군이 묵호의 난을 정벌하기 위해 제주도로 가던 중 사나운 바람을 피해 추자도에 대피하게 된다. 당시 추자도 바다는 고기는 많으나 백성들이 잡을 줄을 몰라 궁핍하게 살아가는 것을 보고 그물을 만들고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백성들은 풍족한 생활을 하게 되어 해마다 풍농, 풍어제를 지낸다고 한다. 최영장군이 억울하게 죽은 만큼 그가 활약했던 삼남지방에는 그를 모시는 사당이 많다.
하추자도 : 추자도 등대(일출감상) -> 돈대산 -> 엄바위장승 -> 신대산전망대 ->황경헌 묘(황사영의 아들) ->모진이몽동해안 -> 신양항
Book in book) 황경현 : 황사영백서의 주인공 황사영의 아들로 어머니 정난주가 제주도로 유배갈 때 아이가 평생 관노로 살까 걱정되어 호송포졸을 회유 설득하고, 어렵게 구한 술을 선원들에게 대접하면서 2살된 어린 아들을 억세게 물결치는 물생이 끝 바위위에 두고 떠난다. 이후 어부 오씨부부에 의해 발견되어 추자도에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평범한 삶을 살다 간다. 최근 천주교 성지로 조성되었다.
추자도 할매들은 '뭔 볼것이 있다고 온지 모르겠다'라 하신다. 하지만 곳곳이 야생화천지. . . 꽃공부, 풀공부해서 다시 가련다. 아침 새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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