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사업/농업인교육

유동성함정

김성완의 블로그 2010. 7. 31. 18:02

한국은행이 6개월 만에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것은 환율과 물가불안,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 등을 복합적으로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미 금리가 낮아질 대로 낮아져 금리인하 효과가 예전만 못한 상태에서 한은이 통화 정책의 유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해석이다.

한은은 그동안 공격적인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을 가장 큰 동결 요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것을 시작으로 2월까지 금리를 총 3.25%포인트 인하했다.
하지만 정책금리가 사상최저 행진을 계속하면서, 금리인하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 2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채금리가 오히려 상승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금리를 내려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매일경제, 2009.3.12.(노 현 기자)>에서 발췌


유동성 함정이란 1930년대 대공황시 케인즈가 주장한 이론으로, 통화량이 증가해도 이자율이 하락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유동성 함정은 일반적으로 디플레이션이 지속될 때 발생하는데, 명목이자율이 매우 낮은 경우 모든 사람들이 이자율의 상승(채권가격의 하락)을 예상하여 화폐 수요를 무한정 증가시킴에 따라 화폐수요곡선이 수평(화폐수요의 이자율 탄력성이 무한대)이 되는 구간을 말한다.

이자율이 매우 낮은 경우에는 채권 투자의 기대수익이 적어 화폐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0에 가깝기 때문에, 채권보다는 현금을 선호하게 된다. 이처럼 유동성 함정이 발생하게 되면 통화량이 늘어나더라도 투기적 화폐 수요에 따른 현금 보유로 귀결될 뿐 시장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기 때문에 통화 정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없게 된다.

낮은 명목이자율 하에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 기대의 악순환을 통해 실질이자율이 상승하게 된다. 미국의 대공황과 일본의 장기불황은 유동성 함정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데, 두 경우 모두 공통적으로 은행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디플레이션이 초래되었다. 미국의 평균 인플레이션율(1922∼33년간)은 -6.7%, 일본의 평균 인플레이션율(1995∼2005년간)은 -0.2%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까지 미국 FRB가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25%로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경색이 지속됨에 따라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FRB의 버낸키 의장은 전통적인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회복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정부의 대규모 정책자금 집행 등의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개인이나 기업 등 실물경제로 돈이 돌지 않아 유동성함정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2010년 1월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통화유통속도(GDP/광의통화(M2))는 0.710으로 2008년 3분기 후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도 2009년 2월 이래 1년 가까이 기준금리를 2.00%에서 동결하고 있으나, 경제의 동맥경화현상이 점차 해소 조짐을 보임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가해져 기준금리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투기적 화폐수요 Keynes는 화폐 수요 이론을 예비적 동기·거래적 동기·투기적 동기의 세 가지로 구분했다. 그중 투기적 화폐 수요는 장래 이익 획득의 기회에 대비하여 현금을 보유하려는 것으로, 이자율이 상승(하락)하면 투기적 화폐 수요는 감소(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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