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모조모

어느 마트 계산대직원의 글

김성완의 블로그 2010. 10. 13. 09:48

내가 베푸는 작은 친절과 미소

하루의 일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꼭 거울 앞에 서게 된다. 막 세수를 마친 말간 얼굴로 서서 스킨을 바르고 로션을 바르고 마무리 화장을 마치고 나면 완성된 듯한 나의 모습이 보여지는 것이다.

그리고 나면 나는 문득 거울 속에 서 이쓴 내 얼굴을 다시 한번 보게 된다.

 

삶에 지쳐가는 모습은 아닌가? 불만에 가득 찬 모습은 아닌가? 이기적이며 오만한 모습은 아닌가? 더 중요한 것은 나의 계산대에서 마주치는 그런 불필요한 상처들을 안겨주는 고객들의 얼굴은 아닌가?

 

캐셔 일을 하면서 여러 유형들의 고객들을 만나게 되곤 한다. 아무리 좋은 인상, 호감가는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을 해도 상대가 그것을 외면 할 때는 아무 소용이 없는 듯하다,

 

캐셔들에게는 캐셔들이 사용하는 6대 용어가 있다. 그 6대 용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짧은 시간에 효율적이고 긍정적이며 호감가는 인상을 주기 위한 성과를 얻기 위해 꼭 필요한 대화인 듯 싶다.

 

나도 이 6대 용어를 잘 활용하려고 노력하는데,

 

첫째, "어서 오세요" 하고 인사하는 것이다. 계산이 밀리다 보면 자칫 고객의 얼굴을 외면하기 쉬운데 잠깐이라도 눈을 마주치며 미소와 함께 인사를 한다. 이 때 양미간의 눈썹을 살짝 들어올려 주면 상대에게 밝은 인상과 친근감을 줄 수 있다

둘째, "봉투 필요하세요?"

셋째, "상품 다 올리셨습니까?"

넷째, "얼마입니다"

다섯째, "얼마 받았습니다"

여섯째, "영수증과 거스름돈 얼마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또는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한다.

 

'얼마입니다. 얼마 받았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고객과의 계산이 정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며, 마지막 인사는 그 고객의 기분까지도 다 결정짓게 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계산대는 매장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계산할 때 문제가 생기거나 불쾌했던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도 계산대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내가 베푸는 작은 미소나 친절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이런 생각과는 아랑곳없이 일방적인 고객들로 인해 상처받는 것 또한 캐셔들이다.

아무리 웃음지으며 응대해도 그렇지 못한 결과가 나타날 때가 있는가하면 작은 실수도 웃음으로 인해 무마되곤 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열심히 작은 친절과 미소를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