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모조모

남들의 시선이 뜨겁다

김성완의 블로그 2010. 9. 14. 10:13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 앞에 서면 긴장하게 된다. 수백 회의 공연 경험이 있는 가수도 그렇고, 오랜 세월 강단에 선 교수도 학생들 앞에 서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긴장하게 마련이다. 적당한 긴장은 오히려 집중력도 높여 주고 기억력을 증진시켜 주기도 하지만 긴장이 지나치면 아는 것도 생각나지 않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두려워 얼굴도 빨개지고 당황하게 된다.


  남들 앞에만 서면 너무 긴장해서 말을 못하는 사람들은 이성 또는 낯선 사람과 마주보며 얘기하는 것조차 두려워 한다. 얼굴이 빨갛게 변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표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 못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자기 몸에서 이상한 냄새라도 나는 건 아닌가, 내 눈빛이 상대방에게 공포를 주는 건 아닐까 걱정한다. 이런 증상을 사회공포증(대인공포증)이라고 한다.


  사회공포증(social phobia)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지켜보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그런 상황에 처하면 수치심을 느끼는 공포장애를 말한다. 이런 증상을 가진 젊은이들은 불안을 예측해서 미리 떠는 예기불안을 심하게 느끼므로 사람과 접촉하는 상황을 가급적 회피한다. 사람 앞에서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대화공포, 사람앞에서 얼굴을 붉히는 적면 공포, 다른 사람과 식사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식사 공포, 사람 앞에서 글쓰는 것을 두려워하는 서필 공포, 공중 화장실을 두려워하는 공중 화장실 공포 등이 사회 공포증의 하위 유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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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사회공포증은 바로 대인공포증이다. 사람 대하기가 두렵고 자신의 모습이 남들에게 이상하게 비춰지지 않을까 두려운 것이다. 이런 증상은 다른 사람이 자기를 해칠까 봐 두려운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불안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나타난다. 이런 공포증은 혼자 있을 때는 나타나지 않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나타난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기는 중요한 신체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결점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는다. 그런 나의 결점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의 증상을 실제보다 과장하고, 다른 사람이 자기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에 몹시 좌절하고, 다른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평가할지 늘 신경 쓴다. 또 다른 사람의 말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고, 자기 의견은 제대로 주장하지 못한다.

  그럼 여기서 나의 사회공포증(대인공포증)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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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사회 공포증 수준은?


  다음 각각의 질문에 동의하면 'Y', 동의하지 않으면 'N'으로 체크해 보자.

 

  1. 나는 낯선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발표를 할 수 없다. ( )
  2. 나는 누가 나를 지켜 볼까 봐 공중화장실에서 볼일을 보지 못하고, 대중 목욕탕은 가지 않는다. ( )
  3. 나는 내 얼굴이 빨개지는 걸 들킬까 봐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 싫다. ( )
  4. 나는 남들 있는 데서 말하거나 노래하는 게 싫다. ( )
  5. 나는 언제나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 자체가 두렵다. ( )
  6. 나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너무 긴장해 기절한 적이 있다. ( )
  7.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두려워하는 게 잘못되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 )
  8. 나는 가급적이면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으려고 애쓴다. ( )
  9. 나는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은 적이 있다. ( )
  10. 나는 약물남용으로 인한 공포나 말더듬, 떨림과 같은 증상이 없는데도 다른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렵다. ( )

 

    (나는 이런 상태!)


  위의 질문 중에 3개 이상에 'Y'라고 응답했으면 사회공포증(대인공포증)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혼자서 해결할 수 없을 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증상이 평생 동안 자신을 옭아맬 수도 있다.

 

     자신감이 약이다.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평소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자기를 존중하고 자기의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자기의 신체가 다른 사람보다 열등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러면 사회공포증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1. 긴장 이완 훈련을 하라. 긴장된 상황을 상상하고 그 상황에서 자신을 최대로 이완시키는 훈련을 하라. 가령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상상하며 자기가 편안한 상태로 될 때까지 호흡을 가다듬는 연습을 반복하라.


  2. 한 번에 사회공포증을 해소하려고 하지 마라. 다른 사람과 함께 밥 먹는 것이 두렵다면 일단 친한 사람들하고 밥을 먹고, 점차 친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과도 밥을 먹는 연습을 하라. 그리고 너무 조급하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마라. 이러한 기법을 체계적 둔감법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한 두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연습을 하고, 익숙해지면 점차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3. 부끄러운 상황일 때는 그것과 반대되는 상황을 연상하라. 사람들 앞에 서서 부끄러우면 머리 속으로는 자신이 가장 편안하고 즐거웠던 시간을 상상하라. 이러한 기법을 교환억제법이라고 하는데 긴장될 때는 이완된 감정과 상태를 상상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4. 남들 앞에 한 번도 서 보지 않았으면 두 눈 딱 감고 나서 보아라. 처음에는 황당하고 두렵겠지만 몇 번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점차 두려움이 줄어들 것이다. 이렇게 한 번에 대량의 자극을 받도록 하는 치료 기법을 홍수기법이라고 한다.


  5. 자기 주장 훈련을 하라. 운동선수들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처럼 자기가 여러 사람 앞에 섰다고 상상하고 미리 발표 연습을 해보아라.


  6.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신분석과 사이코드라마와 같은 집단 심리치료를 받아 보아라. 자기 내면의 불안과 죄의식, 두려움을 분석해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거나 의사와 다른 사람들이 환자에게 지지, 격려, 암시를 줌으로써 치료할 수도 있다. 심할 경우에는 항불안 약물 같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좋다.


  7. 남들 앞에 나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다른 사람들을 심하게 기피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사회공포증(대인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모든 사람이 다 앞에 나설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주위에 사회공포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야유하고 놀리기보다 격려해 주고 자신감을 북돋워 주는 게 휴머니스트들이 할 일이다.  [최창호]심리학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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