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가 한창이다. 논둑이나 계곡 등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미나리는 이르면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가 제철이다. 봄을 맞아 입맛을 잃기 쉬운 때 생미나리에 생굴을 넣고 초고추장에 버무리거나 미나리대를 짤막하게 잘라 양념에 볶아 내면 입맛을 되찾는 데 그만이다.
우리 조상들이 미나리를 먹기 시작한 건 오래전 일이다. 고려시대부터 미나리로 김치를 담가 종묘 제상에 올렸는가 하면, 3월 세시 음식인 탕평채의 주요 재료 가운데 하나가 미나리였던 것.
미나리에는 ‘논미나리’와 ‘돌미나리’가 있다. 우리가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나리는 논미나리 개량종이다. 줄기가 길고 굵은 게 특징이고, 김치나 각종 탕·국에 고명으로 사용한다. 이에 반해 재래종인 돌미나리는 길이가 짧고 약간 질긴 편이지만 향이 짙어 무침에 주로 사용된다.
미나리는 그 맛과 향도 일품이지만 비타민A·C와 칼슘·철분 등 무기질이 풍부한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약초로서도 그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동의보감〉에 보면 미나리는 갈증을 풀어 주고 머리를 맑게 해 주며, 주독을 제거할 뿐 아니라 대장과 소장을 원활하게 해 주는 등 신진대사를 촉진한다고 돼 있다.
또 〈본초습유〉에는 미나리 생즙은 어린아이들의 고열을 내려 주고, 항상 머리가 묵직하거나 부스럼이 나는 두풍열(頭風熱)을 치료한다고 적혀 있다.
한방에서는 미나리를 수근(水芹) 혹은 수영(水英)이라 부르며, 잎과 줄기를 약재로 쓴다. 고열로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심한 증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뇨작용도 있어 부기를 빼 주며, 특히 가래를 삭이고 기관지와 폐를 보호하는 효능이 있어 황사가 나타날 때면 훌륭한 먹을거리로 대접받는다.
미나리는 민간에서도 약으로 요긴하게 사용했다. 토사곽란이나 오줌소태에 달여 먹거나 즙을 내 마셨다. 땀띠가 심할 때는 즙을 내 환부에 발랐으며, 목 아플 때 즙에 꿀을 넣어 달여 마시기도 했다. 미나리는 달고 독성이 없어 예로부터 여러가지 요리에 독특한 향기와 맛을 더해 주는 재료로 사용돼 왔다.
●‘의식동원(醫食同源)’이란 말이 있다. ‘음식이 곧 약이고 약이 곧 음식’이라는 얘기다. 건강은 제철 농산물로 차린 밥상에서 시작된다. 우리 농산물만 잘 챙겨 먹어도 약이 필요없다. 약이 되는 우리 농산물을 찾아 성분과 효능을 알아본다.
약이 되는 농산물 (1)미나리 농민신문 생활/문화 2010.05.14 (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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