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계속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영국보다 낮아졌다. 5년 만기 외평채 CDS 프리미엄은 지난 11일 75.41bp(1bp=0.01%, 75.41bp=0.7541%)를 기록하며 2008년 6월 3일(78bp)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외평채를 구입한 투자자가 채권 부도 시 이를 대신 상환해 줄 제3자에게 채권 구입액의 0.7541%만 지급하면 된다는 의미다.
CDS 프리미엄이 낮아진다는 것은 외평채 부도 가능성이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도 가능성이 떨어지니 대가도 줄어드는 것이다. 이에 비해 영국의 이날 CDS 프리미엄은 81.55bp를 기록해 한국보다 6.14bp 높았다.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한국 채권의 부도 가능성보다 영국 채권의 부도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매일경제, 2010.1.12.(박유연/박준형 기자)>에서 발췌
신용부도스왑(CDS: Credit Default Swap)은 모든 신용파생상품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기본적인 성격은 원금의 지급보증과 유사하다. CDS는 상대방의 채무 불이행에 따른 위험(신용 위험)을 회피하려는 보장매입자(protection buyer)가 이 위험을 대신 부담하는 보장매도자(protection seller)에게 프리미엄(일종의 보험금)을 지불하고, 실제로 부도가 발생했을 때 사전에 정한 기준에 따라 보상을 받는 계약이다.
CDS의 프리미엄은 채권의 부도 위험에 따라 결정된다. 거래의 만기가 길어질수록, 기초자산의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높아지게 되며,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CDS 거래를 통해 매입자는 기존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비롯되는 신용 위험을 헤지할 수 있으며, 매도자는 CDS의 기초자산이 부도가 나지 않는 한 투자자로서 높은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다.
CDS는 당초 신용 위험의 헤지를 목적으로 1995년 J.P. 모건에 의해 처음 도입되었다. 원래 목적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쇼크의 확산 과정에서 주목받은 바 있는 신용파생상품 거래에서의 거래 상대방 위험을 낮추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후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본래의 목적인 신용 위험의 헤지 수단에 한정되지 않고, 신용 스프레드에 베팅하려는 투기적 거래에도 활발히 이용되어 왔다.
2008년 6월 말 기준 미국 회사채 발행 잔액은 4조 달러에 불과하나 CDS 거래 잔액은 62조 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주요 금융회사들의 파생상품 수익 중 약 90%가 CDS 거래에 따른 수입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9년 초 부도 위험에 직면했던 미국 AIG의 경우에도 CDS 거래를 전담하는 자회사(AIGFP)에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CDS를 대량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CDS를 판매한 금융기관이 부도날 경우 그 여파가 CDS 매입 금융기관들의 대규모 부실로 이어지는 등 금융위기 확산의 경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투기적인 CDS 거래의 부작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달러 조달을 위한 외평채의 부도 위험에 대비한 CDS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5년 만기 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2008년 9월 중순 리먼 파산 이후 급등세를 보이며 10월 27일 사상최고치인 700bp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한미간 통화스왑 체결 등의 영향으로 하향세를 보이며 12월 말 332.9bp로 마감했다. 2009년 2월 들어서도 동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 단기외채 관련 논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 등에 따른 대북관계 악화 등으로 400bp를 상회했다가 3월 들어 300bp 대로 안정화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