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장사든 뭐든 할 수 있고 가난도 두렵지 않다.
다만 두려운 것은 버드나무 가지가 햇볕을 쬐고 나서
다음 순간에 거센 바람에 흔들리듯이,
벚꽃이 피었다가 지듯이,
세월이 흘러간다는 것.
석양이 쏟아져 들어오는 이 방에,
뒹굴며 비디오를 보고 있는 그의 등에,
그리고 이 공기에 이별을 고하며 밤이 찾아오는 것.
그것만이 가장 슬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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