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모조모

파리의 조선궁녀 리심중에서

김성완의 블로그 2010. 7. 31. 17:11

배가 센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들 밑으로 지나갈 때마다

고개를 들어 그 감춰진 다리의 밑바닥을 살폈던 것이다.

물과 바람, 또 다리 위로 지나가는 마차의 울림을 견디느라

다리 밑바닥은 때에 찌들고 상처 투성이였다.

다리의 위와 옆은 멋진 조각과 문장을 새겨 넣었지만

배를 타고 지나갈 때만 겨우 볼수 있는 밑바닥까진

미처 꾸미지 않은 것이다.

리심은 그 밑바닥을 확인하는 순간

센강의 모든 다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상처와 슬픔을 가장 어두운 곳에 감춰두고

그것들을 새로 꾸며 승화한 작품들만

때론 그림으로, 때론 음악으로,

때론 글로 보여주는 것이 곧 예술가가 아닐까.....

리심은 그 못난 밑바닥들로부터 위로받고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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