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사업/농협이 하는 일

휴가도 맞춤형으로 선택해야

김성완의 블로그 2011. 8. 6. 08:36

2011년 08월 04일 (목) 11:58:14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서 벗어나 좀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이 휴가다. 외국의 경우 일과 휴식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휴가를 매우 중요시 한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OECD 29개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연간 2천256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휴가는 열심히 일한 직장인들에겐 보상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사람은 쉬는 데 만큼은 능숙하지 못하다.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다. 청소년 자녀를 둔 가장이면 가족과 함께 어디로 떠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때마침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여름휴가는 국내에서 보내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국내 여름휴양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해수욕장은 개장기간을 예년에 비해 한 달 이상을 늘렸고 유명관광지마다 이색체험거리를 마련해 피서객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많이 차이나게 마련이다. 한껏 부푼 기대로 떠난 여름휴가가 교통체증, 바가지상혼, 몰려드는 인파로 망치기 십상이다. 가족과 함께 휴식을 하면서 삶을 충전하길 원한다면 매번 되풀이되는 유명관광지에서의 휴가를 농어촌 체험형 휴가로 바꾸기를 권한다. 특히 초등학생과 같은 어린 자녀를 둔 가장이라면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가 풍성한 팜스테이를 추천한다. 잘 정비된 농어촌 마을에서 숙박하면서 소달구지타기, 감자 캐기, 계곡에서 물고기 잡기 등 도시에서 할 수 없는 체험들을 할 수 있다.
팜스테이는 신선한 우리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시골의 넉넉한 인심과 자연을 즐기면서 조상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추억거리가 넘치는 곳이다. 자연이 주는 느긋함과 생명의 소중함은 과격하고 조급한 요즘 학생의 인성교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팜스테이마을은 전국에 282곳이 있으며 팜스테이 홈페이지(www.farmstay.co.kr)를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예약이 가능하다. 이제 팜스테이 마을들도 등급화가 시행돼 경쟁적으로 자기 지역의 특성을 살린 체험상품, 문화상품, 이벤트를 내놓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마을을 선택한다면 결코 실망하지 않는 휴가지가 될 것이다.
도시민에게만 휴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농업인들도 직장의 개념을 도입해 공휴일에는 휴식을 취하고 여름철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에게 적합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 그래서 최근 안성교육원에서는 농업인 금융경제 가족캠프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바 있다. 농업인 자녀를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시킴으로써 올바른 소비습관을 길러주고 승마 등 이색체험을 제공했다. 도시와 농촌의 조합원 가족이 동물먹이주기, 옥수수 따기 등을 함께 즐기는 교류의 장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와 같이 틈새시장은 다양하며 고객의 숫자만큼 다양한 체험상품의 제공이 가능하다. 성숙한 휴가문화의 정착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지금 전국 농어촌에는 1천700여 개의 체험형 마을이 있다. 사람마다 얼굴과 성격이 다르듯이 농어촌 체험마을도 특색있고 다양한 농촌문화와 체험형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서 도시민들이 자신에게 맞는 쉼터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여름철뿐만 아니라 연중 내내 도시와 농촌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휴가는 무작정 해외로 나가거나 유명 관광지만을 선호하는 소모적인 방식이 아니라 적당한 휴식을 즐기면서 가족과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어야 한다. 빌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일주일의 ‘생각주간(think week)’이 기업과 자신의 경쟁력을 갖추게 한 휴식이었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