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소와 돼지를 도축할 때 발생하는 혈액의 양은 지난해 기준 4만8,170t으로 이에 따른 폐수처리비용만도 연간 165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 혈액은 해장국 재료로 쓰이는 선지로 유통되고 있지만 돼지 혈액은 일부 비료 원료로 사용되는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다.
부천축산물공판장 관계자는 “돼지 혈액은 탱크에 모아 폐기물처리업체를 통해 1t당 3만8,000원을 주고 처리하고 있다”며 “도축할 때 발생하는 혈액을 100% 수거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는 폐수처리과정을 거쳐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료 원료로 사용되는 경우에도 농가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고, 그나마 선지나 순대와 같은 식품 재료로 사용되는 가축 혈액도 처리과정에서 위생과 안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가축 혈액은 도축장에서 폐기되는 환경 오염원 가운데 하나인 축산 부산물로 취급 받고 있다.
이에 반해 축산 선진국인 유럽의 경우에는 가축 혈액을 폐기용과 비료용 및 식용 등으로 엄격히 구분하고, 위생적으로 수거된 가축 혈액을 건조시켜 햄과 소시지 등 식품원료 또는 의약품 제조용으로 활용하는 등 가축 혈액을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김호길 축산물위생처리협회 전무는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가축 혈액 재활용 시설을 도입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선 기자 ssyang@nongmin.com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