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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표시제 농산물’ 내년쯤 매장서 볼수 있어

김성완의 블로그 2010. 11. 8. 13:46

그린4 / ‘탄소표시제 농산물’ 내년쯤 매장서 볼수 있어
 

생산·수송·조리과정 탄소배출량 측정…라벨 부착 … 유기농산물 온실가스양 관행농산물 절반에 불과 … ‘탄소포인트제’ 등 녹색소비로 ‘녹색성장’ 이끌어

밥 한공기가 우리 집 아침 식탁에 오르기까지 발생하는 탄소(Corbon)량은 얼마나 될까. 쌀 1㎏을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탄소량은?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이 바로 농산물에 대한 탄소표시제다. 임송택 고려대 교수가 최근 경북도농업기술원에서 열린 농산물 탄소표시제 도입 관련 세미나에서 발표한 ‘농산물의 탄소 성적평가와 활용’이라는 주제발표 자료에 따르면 쌀밥 한공기가 밥상에 오르기까지 발생하는 탄소량은 0.11㎏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 밥 한공기 3단계 측정=한공기의 쌀밥이 나오기까지 발생하는 탄소량은 어떻게 측정할까. 쌀밥 한공기가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통상적으로 생산과 수송, 조리의 3가지 단계를 거치게 된다. 따라서 탄소발생도 단계별로 생산단계는 0.05㎏, 수송은 0.01㎏, 조리는 0.05㎏이 발생, 이를 합하면 0.11㎏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럼 밥 한공기에 대한 탄소표시제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밥 한공기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 탄소발생량을 환산, 과정별로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생산과정에서는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줄이고, 수송과정에서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조리과정에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탄소발생을 줄여 나갈 수 있게 된다.

탄소표시제가 도입되면 소비자들은 탄소 수치만 보고 유기 등 친환경농산물인지,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친환경농산물보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하는 관행농산물이나 수송과정에서 많은 탄소가 발생하는 수입농산물은 탄소수치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쌀 1㎏에서 나오는 탄소량은 0.86㎏=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쌀 1㎏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탄소배출량은 0.86㎏. 그럼 총 탄소배출량은 어떻게 계산할까. 쌀을 생산하는 과정에는 퇴비 등 유기질비료와 질소와 인 등 단비와 복비, 농약, 이앙과 수확과정에서 유류 및 전기에너지 등이 사용된다. 이러한 각종 투입재가 유발하는 탄소배출량을 합한 것이 총 탄소배출량이다.

임송택 교수가 덴마크의 푸드 전과정평가(LCA)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곡물과 채소별 1㎏ 생산에 따른 온실가스(이산화탄소환산량) 발생량은 쌀의 경우 0.479㎏, 밀은 0.688㎏, 오이는 4.348㎏, 토마토는 3.437㎏, 양파는 0.379㎏, 콩은 0.5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풀 사료를 많이 먹는 반추동물인 소의 온실가스배출량은 11.909㎏에 달해 돼지 2.249㎏보다 네배 이상 높게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오이와 토마토의 온실가스배출량이 높은 것은 시설채소가 노지채소에 비해 시설과 에너지 부문에서 온실가스의 배출이 많다는 당연한 결과치다.

반면 유기농산물의 온실가스배출량은 관행 농산물대비 약 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쌀의 경우 0.12㎏으로 관행재배 0.479㎏의 25% 수준이고, 밀의 경우 40%, 겨울보리도 5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유기농산물이 관행 농산물에 비해 화학비료와 농약사용을 줄임으로써 이들 제품의 생산이 유발하는 온실가스 회피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 탄소표시제 언제 도입될까=현재 저탄소상품 인증은 지난 6월부터 시범사업에 들어가 10월20일까지 254개 제품이 인증을 받았지만 아직 농산물은 없다. 탄소표시 라벨이 붙은 농산물은 1년 뒤인 내년 말쯤 농협 하나로클럽이나 마트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농협과 실무적인 절차를 진행중이다.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업무협약(MOU)을 맺고 내년 하반기 탄소표시제 도입을 위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탄소표시제가 적용된 농산물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에게 가칭 ‘탄소포인트제’ 등을 도입, 저탄소농산물을 구입할 경우 저감된 탄소만큼 소비자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탄소표시제 농산물 구입을 장려하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길재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선임연구원은 “탄소표시제는 친환경 우리농산물을 대상으로 하면서 탄소 마일리지 등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로컬푸드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녹색소비운동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서 “특히 탄소표시제는 브랜드 농산물에 대한 탄소수치를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는 기존의 유기인증이나 농산물우수관리제(GAP) 인증과 유사해서 추가적인 번거로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형수 기자 hshan@nongmin.com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