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보약

주민등록번호의 숨겨진 비밀

김성완의 블로그 2010. 9. 14. 10:27

주민등록번호의 비밀 =

주민등록번호를 보면 고향을 알 수 있다고들 한다. 비슷하기는 하지만, 정확한 얘기는 아니다.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1 이면 남자, 2 이면 여자라는 것은 대개가 알고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완전한 지식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75년부터 생년월일 6자리, 개인 정보 7자리로 구성된 지금의 주민등록번호를 쓰기 시작했다. 뒷부분 7자리에는 숫자마다 구체적인 정보가 들어있다.

맨 앞 숫자는 성별을 나타낸다. 1은 남자, 2는 여자다. 그러나 이 구분은 2000년 출생자부터는 남자는 3, 여자는 4를 부여받는다. 앞서 1800년대에 출생한 노인들의 성별 코드는 남자 9, 여자 0이었다.

성별 코드 다음 네 개의 숫자는 지역 코드다. 이것은 고향이 아니라 출생 신고를 처음 한 지역을 뜻한다. 우리나라에는 3천7백여 개의 읍-면-동이 있는데, 이들 각각에 4자리로 된 지역 코드가 붙어 있다. 따라서 아버지가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자식을 낳아 출생 신고를 했다면 두 사람의 지역 코드는 달라지게 된다.

그 다음 한자리는 출생 신고 당일, 그 출생 신고가 해당 읍-면-동 사무소에 몇 번째로 접수된 것인가를 나타낸다. 한 동네에서 하루에 몇 사람씩 출생 신고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므로, 이 숫자는 1이나 2, 커봐야 3을 넘지 않는 게 보통이다.

마지막 숫자는 '검증번호'다. 생년월일을 포함한 앞 12개 숫자 모두를 특정한 공식에 대입해서 산출한다. 따라서 앞의 12자리 숫자가 차례로 정해지면, 마지막에 올 수 있는 번호는 딱 하나로 결정된다. 컴퓨터 통신 ID를 만들면서 엉터리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할 경우 컴퓨터가 금방 '그런 번호는 없다'고 거부하는 것은, 이 마지막 번호가 공식에 안 맞는 숫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