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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어카운트

김성완의 블로그 2010. 7. 31. 18:58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서비스(이하 ‘랩 어카운트’)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올들어 8월까지 무려 7조5000억원이 증가해 가입액만도 19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작년 10월부터 10개월째 가입액이 순증을 기록해 최근 금융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랩어카운트의 확장성과 상품 유연성이 다른 투자수단에 비해 우수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나의 금융수요가 이렇다”고 하면 금융사는 그에 적합한 재테크 방법을 디자인해 준다. 랩어카운트 가입 시는 자산관리 전문가와 서비스 시스템은 물론 해당 증권사의 서비스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 랩어카운트는 수십년 동안 검증받은 우량기업에 장기투자하는 컨셉으로 주식을 운용한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랩내 매매 수수료를 면제해 줘 운용수익도 그만큼 높다.

<중앙일보, 2009. 11. 3.(성태원 기자)>에서 발췌


랩어카운트(Wrap account)는 포장한다는 뜻의 ‘랩(Wrap)’과 계좌를 의미하는 ‘어카운트(Account)’의 합성어로, 고객의 예탁재산에 대해 증권회사가 고객 투자성향에 따라 적절한 운용 배분과 투자종목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일정 수수료를 받는 상품이다. 증권회사에 계좌를 개설하고 자신이 선택한 종목을 매매하는 기존의 투자 방식과는 달리, 증권회사에서 고객이 예탁한 재산에 대해 자산구성에서부터 운용 및 투자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종합 금융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 투자은행의 보편적인 영업 형태이다.

1975년에 미국의 후튼 증권회사가 처음 개발한 이래 주목을 끌지 못하다가 1987년의 주가 대폭락 사건인 ‘블랙 먼데이’를 계기로 증권사들이 영업 방침을 약정 수수료 위주에서 자산관리 중심으로 전환함으로써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1993년 이후 연평균 60% 정도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랩어카운트(Wrap account)는 주로 컨설턴트형 랩(자문형 랩)과 뮤추얼펀드형 랩(일임형 랩)으로 구분된다. 컨설턴트형 랩은 금융자산관리사가 투자에 대한 조언과 자문의 역할만 할 뿐 실제 주문은 고객이 직접 내야 하는 방식으로, 금융자산관리사가 직접 투자와 자산 관리를 책임지는 일임형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다. 뮤추얼펀드형 랩은 영업직원이 펀드를 골라 투자 목적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상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2월 5일에 금융감독원이 자문형 랩어카운트의 판매를 승인했고, 2003년 10월 20일에는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판매가 승인되었다. 가입 금액은 대부분 개인 5000만원 이상, 법인 1억원 이상으로 제한한다. 수수료는 연간 1∼3%인데, 국내 주식시장의 특성을 감안하여 데이트레이딩(당일치기) 등으로 매매 회전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에는 별도의 위탁 수수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정했다. 특히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경우 수익률이 떨어질 경우 운영 증권사와 고객 간의 분쟁 소지가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 자문형 랩의 경우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으로 높아 일부 자산가들만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근래에 최소 가입금액이 1000만원 안팎인 상품이 속속 등장하며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서서히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월 10만원 이상 적립식으로 넣으면 되는 펀드랩도 있다. 펀드랩은 말 그대로 펀드 위주로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상품이다. 국내외 여러 펀드에 투자하며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주식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에 투자가 가능하고 경기가 살아난다면 주식형 펀드를 늘릴 수 있다. 앞으로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펀드상품 중 절반 정도는 펀드랩 형태로 판매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수익에 따라 수수료를 내는 상품이 많아서 수익률이 나빠도 원금의 2%가 넘는 높은 수수료를 떼여야 하는 억울함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