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사업/농업인교육

농업인(시인)- 출처 농민신문

김성완의 블로그 2010. 7. 30. 15:18

이사람 / 첫번째 시집 ‘희생’ 출간한 하병연씨
 

농사 현장서 느낀 대지의 숨결 오롯이

“농업이야말로 제가 시를 쓰는 이유입니다. 평생 농업·농촌을 화두로 시를 쓰고 싶습니다.”

〈농민신문〉 신춘문예 출신 하병연 시인(42)이 첫 시집을 냈다. 이번에 낸 시집 〈희생〉에는 하시인이 농사 현장에서 직접 체득한 대지의 숨결과 자연에 대한 경외를 담은 시 45편이 담겨 있다. ‘희생’은 2003년 등단 당시 당선작 제목이기도 하다.

4부로 나눠 엮은 이 시집의 특징은 논의 사계(四季)를 12편의 연작시로 표현한 것과 24절기를 이 시대 농부의 시선으로 재창조했다는 것. 이에 대해 허형만 목포대 국문과 교수는 “시집 〈희생〉은 오늘날에 맞게 쓴 새로운 농가월령가”라고 평한다.

시들이 쉽고 잘 읽힌다는 것도 이 시집의 장점이다. 순박한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하시인의 시들을 읽다 보면 들과 산을 마구 돌아다니다 막걸리라도 한사발 들이켜고픈 충동이 일 정도다. 기교를 부리지 않은 투박하고 어눌한 화법에서 농부들의 우직함과 솔직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전남 여수에 있는 남해화학 연구소에 근무하는 하시인은 주말이면 고향인 경남 산청을 찾아 직접 농사를 짓는 농부이기도 하다. 차·매실밭 1만㎡(약 3,000평)를 직접 경작중이며, 벼농사를 짓는 부친도 돕고 있다. 5도2촌(1주일에 5일은 도시에서 생활하고 2일은 농촌에 머무는 것)을 실천하는 가운데 그의 시들이 태어나는 셈이다. 하시인은 현재 여수갈무리문학회 회장을 맡아 지역문예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124쪽, 8,000원, 도서출판 시와 사람, ☎ 062-224-5319.

이승환 기자 lsh@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