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산책하기(9)
감사일기편에서 언급했던 문제의 진돗개이다. 모르는 사람이 와도 짖지 않는다. 얼굴을 익힌 동네 사람들을 보면 멀리서부터 꼬리를 친다. 그래서 동네사람들에게 사랑은 받고 있지만 집 지키기는 이미 틀렸다. 강아지 때부터 사교성이 좋아 고양이와 친하게 지낼 때부터 좀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이 반려견과 같이 40분 정도 들판으로 산책을 간다. 아침에 눈을 마주칠때면 산책을 가자고 울부짖는다. 사나운 개라면 평생을 묶여 살겠지만 온순한 성품을 타고난 덕분에 들판을 쏘다니는 행운을 얻었다. 겨울에 우연히 고라니라도 만나면 실력발휘라도 해보라고 목줄을 풀어준다. 사냥개의 본능을 살려 질주하여 쫓아가지만 어림도 없다. 돌아올 땐 헉헉거리며 '나 잘했어요?'하고 꼬리를 치며 쫑긋한 귀를 내린다. 개가 친구보다도 자식보다도 더 낫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동네 공사현장에서 철근에 깔려 죽을뻔한 후부터는 큰소리가 나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강아지 때 도랑에 빠져 건져냈더니 물이라면 질색을 한다. 그 후로 목욕도 못시킨다. 건장한 낯선 남자와 외길에서 마주치면 꼬리를 내리고 줄행랑을 친다. 좌우간 트라우마가 많은 개다. 이제 성견이 되어 산책을 가면 빠른 속도로 끌려다니기도 하고 천천히 걷기도 한다. 30분에 4천보 정도를 걷는다. 걷기 매뉴얼에서 추천하는 이상적인 운동강도와 비슷하다.
과학이 입증한 걷기의 효과이다
1) 빠르고 오랜 시간 걷기는 혈압을 높이는 카테콜아민의 수치를 떨어뜨려 고혈압을 11 ~ 21% 정도로 낮춰준다. 그리고 혈관내피 기능을 활성화시켜 혈관의 탄성도가 높아진다 <미국 주립대>
2) 빠르게 걷기(숨이 조금 가쁜 상태로 땀이 약간 나는 정도)는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46% 정도 낮춰준다 <호주 시드니대>
3) 매일 30분씩 주 3회를 걸으면 뇌에 산소를 원활히 공급하여 뇌기능을 활발히 하여 인지장애 33%, 치매 발생을 31%
낮춰준다 <동아일보 22.1.18>
4) 자연에서 단 10분만 걸어도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며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감소한다 <코넬대학교>
5) 매주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150분 이상할 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의 위험을 줄이고 비만을 예방한다.
<미국심장협회>
6) 하루 7 천보를 걸으면 적게 걷는 사람에 비해 사망할 위험이 50 ~ 70% 낮다 <미국의학협회>
TIP) 하루 7 천보 걷기
1) 반려견과 4천보, 나머지 3천보는 일상생활을 통해 달성한다.
2) 마무리는 아파트 17층 계단을 걸어 오르기로 한다. 노래 한곡 끝날 시간에 등에 땀이 날 정도로 이상적인 걷기운동 강도이다. 외부 날씨에 상관없이 매일 할 수 있는 운동이다.
3) TV 보는 시간엔 스쿼트를 하면서 하체운동과 척추 근육을 강화시킨다.
4) 집안 청소, 빨래 널기 등 일상생활을 통해 집에서도 되도록 많이 움직인다
5)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습관이 몸에 배어야 한다. 몸이 기억하게 되면 비가와도 우산을 쓰고 나가야 하루가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