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집안일시키기, 5단계 요령
남편 집안일시키기, 5단계 요령
아내부터 생각 바꾸기, 구체적인 요청으로 남편 변화시키기
묵묵히 기다리기, 무조건 칭찬하기, 대차대조표 만들기
맞벌이 부부일수록 남편의 가사노동 참여도가 높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보고서 ‘2005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맞벌이 가정 남편들의 하루 가사노동 시간은 32분으로, 전업주부 가정 남편들보다 겨우 1분 더 많았다.
또 기혼여성 10명 중 9명은 직업활동이나 사회생활과는 상관없이 가사와 육아를 주로 맡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집집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맞벌이 가정에서 아내가 집안일과 육아를 도맡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집안일에 관심이 없는 남편들을 자연스럽게 가사노동에 참여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최근 맞벌이 엄마를 위한 실용서인 ‘일 잘하는 엄마가 아이도 잘 키운다’를 펴낸 윤현경 씨의 제안이 이색적이다. 윤 씨는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육아잡지 기자로 일했으며 현재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윤 씨는 남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우선 ▲아내도 생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1단계). 우선 ‘집안일을 반반씩 나눠하는 게 당연하지’, ‘왜 내가 부탁해야 하나’,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라는 식의 생각은 버리라고 말한다.
대신 일단 남편과 집안일을 분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면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당분간은 남편의 행동이 못마땅해도 참고 기다리라고 윤 씨는 말한다.
그런 다음 ▲구체적인 요청으로 남편을 조금씩 변화시키면 된다(2단계). ‘요구하기’보다 ‘도움 청하기’ 전략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하는 윤 씨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설명한 여러 심리학 실용서들을 바탕으로, 남성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대화기법을 제안한다.
먼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되, “해줄 수 있어요?”가 아니라 “해 줄래요?”라고 묻고 이유는 달지 말아야 한다. 또 두세 번쯤 거절당하더라도 불쾌해하지 말고 수용해야 나중에 부탁을 들어줄 확률이 높아진다.
또 ▲남편이 불만을 토로하더라도 그 일을 다 할 때까지 묵묵히 참고 기다리는 것이 좋다(3단계). 또한 남편이 일을 다 하고 나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당신이 도와주니 진짜 도움이 되네요”, “당신 덕분에 집안이 깨끗해졌네요” 등의 말로 무조건 칭찬해 주는 것이 낫다.
“일을 부탁하는 타이밍도 중요해요. 퇴근하고 들어온 남편에게 잠시 휴식시간(30분에서 1시간 정도)을 준 뒤 부탁하세요. 여자들은 빨리 해치우고 빨리 쉬자고 생각하지만 남자들은 우선 쉬고 나서 하자는 편이니까요. 남편이 바로 하지 않더라도 내버려두세요.”
▲칭찬하기 전략도 꽤 유용하다(4단계). 별것 아니지만 남편이 맡아서 하는 일에 대해 가끔씩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남편을 칭찬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당신이 분리수거를 해 줘서 내가 얼마나 편한지 몰라. 동네 아줌마들도 전부 당신을 칭찬하더라고”라든지 “우리 남편은 얼마나 자상한지 몰라요. 매일 아이들 목욕시키고 요리도 종종 한답니다”라고 칭찬해주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맞벌이를 하는 남편들이 자신이 집안일 분담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아내가 7:3의 비율로 분담한다고 생각할 때 남편은 5:5나 4:6의 비율로, 똑같이 하고 있거나 심지어 자기가 더 많이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럴 때는 눈에 보이는 결과와 수치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윤 씨는 말한다. ▲집안일과 육아를 세세하게 분류한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5단계). 집안일 대차대조표에는 해야 할 일의 종류, 소요 시간, 해야 할 때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놓고 일주일간 기록하면 누가 얼마나 했는지 객관적인 수치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윤 씨는 가사분담도 좋지만 그것 때문에 아이가 받아야 할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면 큰 문제라고 강조한다. 무조건 반반씩 나눠서 하겠다는 생각으로 무리수를 두게 되면 부부싸움을 하게 되고, 그 때문에 감정이 격해져서 아이를 방치하거나 아이에게 화풀이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집안일을 누가 하고 안 하느냐를 따지기 전에 좋은 부부관계를 위해서 서로 양보할 때도 있어야 한다고 윤 씨는 말한다.
[TEST] 나는 몇 점짜리 아빠일까?
1. 아이를 하루 세 번 이상 안아주고 살을 부빈다.
2.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 아기를 목욕시킨다.
3. 아이를 위해 만들 수 있는 이유식이나 간식이 한 가지 이상 있다.
4.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뒤처리를 해줄 수 있다.
5. 아내가 하루 종일 외출했을 때 혼자서 아이를 볼 수 있다.
6. 외출 시 아이에게 필요한 물건 다섯 가지를 챙길 수 있다.
7.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놀이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8. 직장에서 전화를 걸어 아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어본다.
9. 아이가 열이 나거나 아플 때 혼자서 응급처치를 해줄 수 있다.
10. 주말이면 아이를 데리고 어디든 나간다.
11. 일주일에 3권 이상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다.
12. 아무리 피곤해도 아내가 집안일을 할 때는 아이와 놀아준다.
13. 아이 잠자리를 봐주고 혼자서 아이를 재울 수 있다.
14. 아내와 함께 아이의 육아일기를 쓰거나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15.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보면 몇 개월인지 맞힐 수 있다.
16. 아이가 아파서 우는 경우가 아니라면 5분 이내에 달랠 수 있다.
※ ‘예’라고 대답한 개수를 세어 보세요.
1~4개: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5~8개: 아직 부족해요.
9~12개: 보통이에요.
12개 이상: 멋진 아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