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이해하면 움직인다
사람은 이해하면 움직인다
퇴근 후 집에 들어설 때 자녀들이 현관으로 나와서 반갑게 맞아주길 바라는 가장이 있었다.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가장이 `그런 정도의 환영은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하고 내심 생각했다.
그런데 몇 번 그렇게 시켜도 중고생인 아이들은 공부 핑계로 자기 방에 들어앉아 건성으로 말 인사만 건네는 것이었다. 적잖이 실망했지만 더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잔소리를 해대는 대신에 자신이 먼저 바꿔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집에 들어올 때는, TV를 보거나 책을 읽다가도 얼른 일어나 현관 쪽으로 나가서 반갑게 맞았다. 아내가 외출할 때도 일부러 현관까지 가서 웃는 얼굴로 배웅하였다. 이렇게 한 달 정도 의식적인 노력을 했더니, 가족들이 자신이 들어올 때 어김없이 현관에 와서 인사를 하더라는 것이다.
아는 분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 이야기는 참 신선했다. 스티븐 코비 박사가 이런 말을 했다. "어떤 상황이 변화하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단 한 가지, 바로 자기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경영자들을 코칭하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주제가 직원들에 대한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인정받는 직원도 있겠지만 대체로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왜 내 맘 같지 않을까`가 걱정이다.
그런데 직원들 편에서는 어떨까. 그들에게는 경영자들이 변덕스러운 것처럼 보인다. 좋은 책에 감명 받거나, 어느 세미나에서 훌륭한 방법이다 싶으면 경영자들은 그냥 제시하고 직원들에게 따라오라고 하는 것처럼 느낀다.
물론 경영자의 말이 옳고 훌륭하지만, 공감대가 없는 상태에서는 직원들이 그 말에 동기부여되어 개혁에 앞장서기 어렵다. 오히려 직원들은 그런 일이 반복될수록 사장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열등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카를로스 곤은 거의 3조원 규모의 적자에 시달리던 닛산자동차를 1년여의 짧은 기간에 혁신하여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킨 CEO다. 그는 "나는 닛산의 코치다"라고 말할 정도로 직원들과의 관계를 중시하였다.
수백 명의 중간관리자들을 직접 일대일로 면담하면서 개혁의 당위성을 설파하였고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느 신문은 그를 인터뷰한 기사의 제목으로 "사람은 이해하면 움직이게 되어 있다"라는 그의 말을 그대로 썼다.
소통이 안 되는 것이 문제지,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는가'하는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면 직원들이 나설 것으로 믿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것, 공감하게 하는 것, 그 수준에서 바람직한 행동을 정의하고 촉구하는 것, 이런 것들은 그야말로 직원들의 '눈높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앞에 들은 가장의 이야기에서 우리 경영자들은 무엇을 새겨봐야 할까. 아이들을 다그치는 것은 별로 효과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직원들의 마음을 얻고, 그들이 온갖 지혜를 다 동원하여 일하도록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