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사업/농협이 하는 일

식량값 급등 근본 대책은 온난화 해결

김성완의 블로그 2010. 9. 13. 23:59

세계일보 칼럼 2010.09.10 (금)

김춘래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처서가 지나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기에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옛말이 있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비록 가을의 기운이 왔다고는 하지만 햇살은 여전히 왕성해야 하고 날씨는 쾌청해야 한다. 처서 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패는 때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충실히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는 옛말이 있다. 이는 모든 곡식 열매가 한창 알차게 맺히는 때, 즉 그 어느 때보다 따가운 햇볕과 선선한 바람을 듬뿍 받아야 할 곡식들이 비를 맞게 되면 열매가 제대로 여물지 못해 1년 농사를 망친다는 말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요즘 날씨가 이상해졌다. 계속해서 비가 오는 것도 모자라 10년 만에 가장 큰 태풍까지 지나가 큰 피해를 남겼다.

지구촌은 곳곳에서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러시아의 올해 곡물수출량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30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산물 작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밀 가격은 7월에는 전월 대비 42%가 상승하면서 51년 만에 가장 가파른 월간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밀과 쌀에 이어 옥수수 값도 1년 전보다 16% 급등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겨울철 동해와 냉해, 여름철 폭염으로 농작물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대에 머물렀지만 마늘, 무, 배추, 수박 등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등해 신선식품지수는 전월 동기 대비 20%나 급등했다.

특히 마늘 값은 전년 대비 85% 올랐고, 배추는 35.9%, 무값은 126.6%나 폭등하여 신선채소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24.7% 상승했다.

얼마 있으면 추석인데 주부들은 장보기가 무섭다고 아우성이다. 문제는 신선식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올해만의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신선식품은 공산품과 달리 생산기간이 길기 때문에 작황이 나빠졌다고 곧바로 재수확이 안 된다.

더 큰 어려움이 닥치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지구촌 전체의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도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녹생성장의 동력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어쨌든 폭염 속에서도 가을은 찾아왔다. 들녘에는 수확을 하는 농부들의 손놀림이 바빠질 때이다. 늦었지만 앞으로는 따사로운 햇살만이 지속되어 풍년을 수확하는 농업인들과 장보는 주부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해지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