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요약
최인호의 인연- 최인호
김성완의 블로그
2010. 9. 13. 17:06
나는 갖고 있는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물건에 담긴 추억들이 사라질 것 같아 겁이 난다. 물건을 버림으로써 나의 소중한 인연을 잃게 될까봐 겁이 난다. 작가도 그랬던 모양이다. 작가는 ‘인연을 마주하고 상대하는 일이 서툴고 어리석다(15쪽)’고 고백한다.
살면서 많은 사람과, 사물과 이별하고 살았다. 의도적인 이별도 있었고 어쩌다보니 이별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내가 원치 않았는데 이별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어떤 경우든 이별은 참 오래 마음이 아프다. 그 이별 덕에 새로운 만남을 하게 되었을지라도.
어머니는 겨울마다 송송 썬 김치와 돼지고기를 넣고 만두를 빚으신다. 만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만두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만두피도 만들어야 하고 갖가지 재료들로 만두소도 만들어야 한다. 어머니는 그 힘든 만두를 빚어 냉장고에 채워두신다. 그냥 사먹고 말지 하면 어머니는 한 마디 하신다. “다들 좋아하니까.” 그래서 엄마표 만두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 인연의 깊이를 따질 수 없겠지만 어머니가 내 어머니라는 사실은 감사하다.
작가의 가족에 대한 에세이를 읽다보면 참으로 애틋하다. 어머니도, 형도, 아내의 이야기도. 그들 덕에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었으리라. 좋은 사람들과 오랜 시간 인연을 맺고 살 수 있다면 행복한 삶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