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문의 해’ 한식의 세계화 기회로
경향신문 2010.08.29 (일)
명정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세계적으로 웰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식품산업에 대한 경쟁 또한 가히 ‘전쟁’이라 할 만하다. 세계식품시장의 규모가 IT 산업의 5배, 자동차 산업의 2.5배에 이르다보니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일본은 ‘스시’, 이탈리아는 ‘피자’로 세계인의 입맛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태국도 탁신 전 총리의 전격적인 지원 아래 식품세계화를 추진하여 세계 4대 식품국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도 ‘세계인이 즐기는 우리 한식’이라는 비전하에 한식세계화추진단을 꾸리고 700만 재외동포 네트워크를 가동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5대 식품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을 생각해 보자.
우선 ‘건강, 웰빙식’ ‘채소 위주의 다이어트 식단’이란 특성을 가진 한식은 맛과 영양에서 그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이미 인정받은 셈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는 한식을 영양적으로 가장 적절한 음식이라고 평가하여 일부 환자들에게 치료식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가공음식으로 인하여 비만이 증가하는 현대사회에서 한국음식은 적절한 영양적 균형을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소개하였다.
물론 입맛은 얼굴만큼이나 다양해 세계화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우리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탈리아 피자를 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한국에 입성한 피자는 김치피자, 고구마피자 등 본래의 피클과 핫소스마저 바꾸어가며 수십가지 형태로 변해가면서 우리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음식에 관한한 시와 소설, 역사와 일상 등 생활 깊숙이 뿌리내린 이탈리아인들도 맛의 현지화에는 정말 능하다. 프랑스에서 먹어본 김치찌개는 한국의 그것과 많이 달랐지만 손님이 많았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현지화와 더불어 입맛을 리드해 나간다는 사실이다. 더불어 건강, 웰빙식에 더하여 ‘한국 고유의 정(情) 문화’를 접목하고 한식체험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한식요리명장을 양성하고 우대하는 등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음식은 입소문 마케팅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식 세계화는 지금이 기회다. 금년은 ‘한국방문의 해’인 데다 각국에서 6만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F1국제자동차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가 예정되어 있고 특히 G20서울정상회의가 이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식품시장은 부가가치도 크지만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산업이다. 한식의 확산과 세계화는 농식품의 생산 및 수출증대로 이어져 일거다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