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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농산물 (2)부추

김성완의 블로그 2010. 7. 31. 22:59

약이 되는 농산물 (2)부추

농민신문 생활/문화 2010.05.28 (금)

 

사위 먼저 챙겨주는 ‘강장제’

달래과에 속하는 부추는 대표적인 강장 채소로, 신진대사를 돕고 스태미나를 증강시켜 준다.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 자료 등에 따르면 부추는 카로틴과 비타민B·B·C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의 보고’로도 불린다. 단백질과 당류를 비롯해 칼륨, 칼슘 등 무기질도 풍부하다.

부추는 이처럼 각종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는데다, 강한 항균 성분까지 지니고 있어 환절기 감기를 예방하고 원기를 회복하는 데 좋은 채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부추는 ‘양기를 북돋우는 식물’이라는 뜻에서 ‘기양초’(起陽草)로 불렸고, 가난한 아내가 힘을 쓰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집을 허물고 심었다 하여 ‘파옥초’(破屋草)라고도 했다. 부추를 먹으면 성욕이 커져 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여 ‘게으름뱅이 풀’로 불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건강식품으로서 부추의 효능을 가리켜 “봄 부추는 인삼 녹용하고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으며, 아무리 솎아내도 잘 자라는 생명력 때문에 마늘에 버금가는 정력 채소로도 알려져 있다. 또 부추는 남성에게 좋아 한겨울에도 ‘부뚜막에 심어 먹는 채소’라고 해 부추란 이름이 붙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전한다.

부추를 전라도에서는 ‘솔’, 충청도는 ‘졸’, 경상도는 ‘정구지’ ‘소풀’이라고 부른다. 부추는 사계절 먹어도 좋지만 이른 봄부터 여름에 걸쳐 나오는 부추가 연하고 맛이 좋으며,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봄에 처음 돋아난 부추는 아들보다는 사위에게 준다는 말이 있다.

부추는 독이 없고 성질이 따뜻하여 식용이나 약용으로 널리 쓰여 왔는데, 〈동의보감〉에는 “부추는 간에 좋을 뿐 아니라 몸을 덥게 하는 효과가 있어 몸이 차 배가 자주 아프거나, 손발이 찬 사람에게 좋다”고 적혀 있다. 〈본초강목〉에는 “부추는 온신고정(溫腎固精)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는데, 이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비뇨생식기 기능을 높여 준다는 뜻이다.

한방에서는 부추 잎을 ‘구채’라고 한다. 구채는 성질이 맵고 속을 따뜻하게 하며 어혈을 없애고 기의 순환을 돕는다고 한다. 부추의 씨 또한 ‘구자’라 하여 한방 약재로 쓰이는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몽정·빈뇨·야뇨증을 치료한다고 알려져 있다. 부추는 조리법도 다양해 ‘오덕(五德)을 갖춘 채소’로도 불린다. 날로 먹기 좋아 일덕, 익혀 먹기 좋아 이덕, 절여 먹기 좋아 삼덕,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사덕, 매운맛이 변하지 않아 오덕이란 것이다.

부추는 민간요법에서도 쓰임새가 다양하다. 안덕균 박사가 쓴 〈신동의보감〉에 따르면 구토가 심하고 속이 메스꺼울 때 부추 즙에 우유를 타 마시면 낫는다고 한다. 약물중독이나 뱀·전갈 등에 물렸을 때도 부추의 생즙을 마시면 독성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