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모조모

병사의 우두머리와 장수의..

김성완의 블로그 2010. 7. 31. 19:43

병사의 우두머리와 장수의 우두머리

   ○ 어느 날 漢고조와 한신이 나눈 흥미진진한 문답이『사기』에 기록되어
      있다. 말년을 맞은 한신이 초왕에 임명되었다가 모반의 혐의를 받고
      체포당하여 도읍에 송환되고 회음후의 지위로 강등되었을 때의 일이다.

   ○ 고조와 한신이 잡담을 나누고 있다가 장군들의 자격을 논하게 되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의견 차이가 있었다. 그 때 고조가 물었다.
     “짐이 몇 명의 군사를 지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오?”
     “예, 폐하께서는 한 10만 명 정도의 병력을 지휘하실 수 있을 것이옵
       니다.”
     “그럼, 그대는?”
     “예, 신은 다다익선이지요.”
      고조는 웃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그대는 짐에게 붙잡힌 몸이 되었소?”
     “예, 폐하께서는 ‘병사의 장수 되실 재능’은 없으십니다만
     ‘장수의 장수 되실 재능’은 가지고 계시옵니다. 신이 잡힌 몸이 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지요. 그리고 폐하께서 지니신 그 재능은 천성이어서
       아무나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니옵니다.”  

   ○ 여담이지만 한신이 이 발언은 입에 발린 말치고는 초일류라는 생각이
      든다. 입에 발린 말이라고 하면 상대방을 치켜세우는 것이라고 생각
      하는 수가 많은데 그것은 아첨이다. 최고의 입에 발린 말은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척하면서 실은 칭찬해주고 그 곳에서 진실을 말해주어
      상대방에게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출처] 병사의 우두머리와 장수의...|작성자 축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