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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회피지역

김성완의 블로그 2010. 7. 31. 17:49

이명박 대통령은 2일 런던 엑셀센터에서 열린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주력했다. 세계 경제위기 극복 방안을 둘러싸고 유럽과 미국, 중국 등 3개 중심축이 서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회의에서 소외된 중진국과 후진국들의 ‘대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작년 11월 1차 G20 정상회의 때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로 예상했으나 지금은 -0.5%에서 -1%로 하향 조정됐다. 이보다 더 악화될 수도 있다”면서 “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도자들은 세계를 향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먼저 지금 상황에서는 선제적이고 단호한 경기진작으로 세계 경제를 살려야 한다”면서 부실자산 처리 문제와 보호주의 배격, (바하마 등) 조세회피지역에 대한 관리, 국제금융기구 개혁, 신흥국가에 유동성을 확대하고 구역금융을 지원하는 문제 등을 과제로 꼽았다

<조선일보, 2009.4.3.(주용중 기자)>에서 발췌


조세회피지역이란 법인세, 개인소득세에 대한 원천과세가 전혀 없거나 과세시에도 아주 저율의 세금이 적용되는 등 세제상의 특혜를 제공하는 국가나 지역을 말한다. 조세회피지역은 세제상의 우대 조치뿐 아니라 외국환관리법, 회사법 등의 규제가 완화되고 기업경영상의 장애요인이 적어야 가능하다.

현재 상당수 다국적기업들은 카리브해 연안이나 중남미의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설립, 세금을 피하거나 자금을 결집·조작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조세피난처는 일반적으로 다음 세 가지로 분류된다.

① 택스 파라다이스(tax paradise): 조세를 거의 부과하지 않는 나라로, 바하마, 버뮤다, 케이맨 제도 등
② 택스 쉘터(tax shelter): 외국에서 들여온 소득에 전혀 과세하지 않거나 극히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나라로, 홍콩, 라이베리아, 파나마 등
③ 택스 리조트(tax resort): 특정 기업이나 사업 활동에 대해 세금상의 특전을 인정하는 나라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위스 등

최근의 금융위기로 규제의 시대가 다시 부활하면서 조세회피지역(Tax Haven)도 주요 사정권에 들어섰다. 사실상 조세회피지역이 각국 정부의 세수를 갉아먹는 역할을 해왔던 만큼 가뜩이나 금융위기로 돈이 부족해진 정부들로서는 규제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갈 수밖에 없다. 유럽은 공동 규제 마련을 위한 목소리를 연일 높이고 있고, 미국도 관련 법안을 신속하게 준비 중이다. 특히 조세회피 규제 중심에는 2009년 3월 미국인들의 탈세를 조장한 혐의로 벌금과 소송에 휘말린 UBS와 스위스 정부가 주목받은 바 있다.

이들 국가들이 앞다퉈 조세회피지역 규제를 추진하는 것은 무엇보다 구멍난 세수를 메우기 위해서다. 경제호황 때는 별 문제가 안됐지만 현재 각국 정부로서는 금융위기를 조장한 헤지펀드들에게 안락한 도피처를 제공한 조세회피지역이 눈엣가시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부유층과 헤지펀드들은 조세회피지역을 통해 엄청난 탈세를 하고 있다.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금 회피 등을 위해 개인과 기업들이 역외에서 투자하는 자금 규모를 5조∼7조 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특히 미국에서만 연간 1000억 달러의 세금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9년 4월 2일 G20 정상회의에서는 조세피난처 문제를 강력하게 규제하기로 정상들이 합의했으며, OECD는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금융 투명성이 부족한 국가를 제재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원천과세(withholding) 소득금액 또는 수입금액을 지급할 때, 그 지급자가 지급받는 자가 부담할 세액을 미리 국가를 대신하여 징수하는 것으로, 징세의 편의, 조세수입 및 납세자 부담의 분산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개인 및 법인의 입장에서는 원천과세율이 낮거나 없는 나라에서 경제활동을 영위할 유인이 생겨나는 바, 조세회피지역으로의 이전을 유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